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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리목 - 연리목 소곡집 [20]

연리목 - 연리목 소곡집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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品牌
미러볼 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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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09966900995
發布日
2024-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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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tail prdoduct - 상품상세설명

001 할아버지
002 이럴 땐
003 미안해요
004 그렇길 바래
005 좋은 것
006 JANE



연리목 소곡집 [20]

“연리목의 음악은 늘 내 안의 정체 모를 깊고 아득한 마음 한 가운데를 정확히 파고든다. 세상의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 없었던 내 속의 복잡미묘한, 어려운, 절대 알 수 없을 무언가를 불쑥 길어 올리고는, ‘네 마음 사실 이런 거였잖아’ 하며 담담하고 다정하게 말을 건넨다. 그녀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나도 몰랐던 내 마음을 조금씩 구석구석 알아가는 기분이 든다. 조금 더 안심이 되고, 조금 더 용감해진다. 조금 더 살아봐야지 생각이 든다. 대체불가의 언어다.” ― 윤가은(영화감독)

“가면이 없는 음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면을 벗고 음악으로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하는데 조금은 쓸쓸하기도, 재미있기도, 귀엽기도 한 동시에 음악적으로도 결코 뻔하지 않고 꾸밈이 없어 잠시 작은 수필 책에 빨려 들어갔다 나온 기분이었다. 나는 연리목 님을 주로 건반을 치거나 영화음악 작곡가로 생각했었는데 왜 이렇게 노래를 또 잘하는 건지 궁금해졌다.” ― 강호정(프로듀서, 교육자)

“어떤 현현은 뜻밖의 감각을 데려온다. 이를테면 첫눈, 그것은 따뜻하다. 보고 싶던 얼굴, 그것은 울린다. 곁에 있는 당신, 그것은 늘 그립다. 그리고 연리목의 음악, 작아서 가득하며 보드라워서 눈부시고 흔치 않아서 내내 흥얼거리게 하는 귀한 마음-들. 그런 연리목의 음악을 들으며 나는 참 순해졌지. 몸과 마음이 말랑말랑해져서 이 계절을, 도무지 그치지 않는 쓸쓸의 시기를 잘 보낼 것도 같다. 한동안은 만나는 이마다 물어보겠지. 연리목 들어봤냐고. 더러 재촉할 것이다. 지금 바로 들어보라고. 참으로 아름다운 사랑과 이해의 노래, 고마움과 미안함의 시(詩)를 절대 놓치지 말라고. 쓸데없이 덧붙이자면, 이처럼, 이토록 와주어서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연리목에게.” ― 유희경(시인)

“20년 전 ‘한국 음악의 이해’라는 교양 수업에서 처음 만난 연리목. 이렇게 오래 한국 (대중) 음악을 같이 하게 될 줄은… 그런데 이 좋은 노래들을 왜 지금까지 감춰만 뒀을까? 이제라도 나와서 다행이고 지금부터 또 새로운 길을 열어가면 되니까. 언제나처럼 응원할게.” ― 송재경(음악가, 9와 숫자들)

라이너노트 : 연리목은 노래를 부르고 곡을 짓는 사람이다
― 단편선(음악가, 공동 프로듀서)

연리목은 노래를 부르고 곡을 짓는 사람이다. 이 사실을 알리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연리목은 밴드 눈뜨고코베인의 키보디스트로 2002년 처음 활동을 시작했다. 갓 20대에 접어든 무렵이었다. 2000년대 중반부터는 여러 연극, 무용 작업에 음악으로 참여하기 시작했고 이내 영화로 반경을 넓혔다. 연리목이 음악감독으로 참여한 작품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아마 《은교》와 《우리들》일 것이다. 국악과 양악을 접목시킨 밴드 타니모션의 리더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러나 온전히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음반은 《20》이 처음이다.

《20》에 담긴 곡은 2000년대와 2010년대 초반, 그러니까 연리목이 이십 대를 보내던 시절에 쓰인 것이 대부분이다. 연리목의 말을 빌자면 ‘목적 없이’ 쓰였다. 달리 말하자면 내키는 대로 쓰였다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자연스레 이 음악에는 지극히 사적인 감정 또는 기억들이 담기게 되었다.

최초의 스케치를 건네받은 날이 기억난다. “올해 무언가 내고 싶은 것이 있다”는 이야기가 오고 간 지 한참이 지나 아마 올해는 넘기겠지, 하고 지레짐작하고 있을 때였다. 실은 함께 작업할지 말지도 확정하지 않았던 탓에 듣기 전부터 지레 걱정이 많아졌다. (너무 좋아도 문제겠고, 너무 아니어도 문제겠어, 라는 식의.) 재생 버튼을 누르고 시간이 조금 흘렀다. 마음이 맑아졌다. 대부분 피아노와 노래로만 이루어진 단순한 스케치였다. 그러나 거기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있었다. 음악을 오랫동안 만든 이들은 버릇처럼 음악에 이런저런 장치를 넣기 마련이다. 음악에 어떤 의도들을, 어떤 연출들을 포함시키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 스케치들은, 마치 처음 곡을 쓰기 시작한 이들이 만든 음악인 양, 그런 장치가 거의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그 단순하고 명료한 순수함이 전해졌다. 다음날부터 우리는 바로 작업에 돌입했다.

여섯 곡이 담겼다. 지금보다 작았던 시절의 연리목이 쓴 노래들이 담긴 작은 음반임에 착안해 EP가 아닌 소곡집이라는 표현을 썼다. 음반에 담긴 이야기는 크게는 둘로 나뉜다. 이십 대의 연리목이 겪은 어떤 순간들에 관한 노래가 첫 트랙부터 네 번째 트랙까지 이어진다. 〈할아버지〉는 자신의 친할아버지를 장지에 모시고 돌아오는 길에 쓴 곡이다. 〈이럴 땐〉에선 사랑하던 사람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느낀 외로움에 대해, 〈미안해요〉에선 살아오며 저지른 여러 실수를 받아준 이들에게 사과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그렇길 바래〉는 오랜 친구의 결혼을 축하하는 말간 기쁨의 노래다. 후반부의 두 트랙은 어떤 극에서 쓰인, 혹은 쓰였으나 공개되지 않았던 노래다. 빅사이즈 모델이자 배우인 황미영을 위해 쓰인 〈좋은 것〉에서는 주체적 여성으로서 자신에 대한 긍정을 노래했다. 마지막 트랙인 〈jane〉은 윤가은 감독의 2013년 작 단편 《콩나물》에 쓰이기 위해 만들어진 노래다. 최종적으로 단편에 수록되진 않았으나 10년이 지난 오늘, 소곡집을 통해 빛을 보게 되었다.

스케치를 하는 데까지는 아주 긴 시간이 필요했다. 스케치가 다시 음반으로 완성되는 데는 매우 짧은 시간이 걸렸다. 역시 눈뜨고코베인으로 함께 활동해온 음악가 최영두가 공동 프로듀서로 함께 하게 되면서 제작의 체계가 갖춰졌다. 매일 같이 메시지와 작업물을 주고받으며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내놓고 실험해보는 시간이 이어졌다. 우리들은 그 시간들에 대해 농담처럼 ‘가내수공업자 세 명이 모여 각자 집에서 이것저것 만들어보고, 합쳐서 조립해보고, 다시 부수고 하는 과정의 연속'인 것 같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웃기게도, 이런저런 아이디어들은 대부분 농담처럼 흘러가고 완성된 음악에는 가장 정갈한 소리들만 남았다. 그 옷이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이었기 때문이다.

연리목은 노래를 부르고 곡을 짓는 사람이다. 《20》은 처음 자신의 목소리로 자신의 노래를 부른 연리목의 첫 번째 독집 음반이다. 작업 내내 연리목은 자주 겸연쩍어했다. 만든 지 길게는 15년도 더 지난 노래를 이제야 부른다는 사실이 어쩐지 민망스러웠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진정성이 있는 걸까. 사랑하면서도 외로운 마음 같은 거, 이제는 없는데.” 하면서 걱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가끔 연리목은 “그때가 가장 좋았던 시절이었지…"라며 감상에 잠기기도 했다. 연리목이 그렇게 말할 때면 지금의 연리목이 오래전의 자신을 어쩌면 조금은 부러워하고 있는 것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이 되었건 이 음반에는 2023년의 연리목이 담겼다. 동시에 연리목의 가장 예쁘고 아름다웠던 날들이 담기기도 했다. 그것이 2003년이건, 2013년이건, 2023년이건, 연리목의 그 모든 시간에 관한 이야기는 바로 오늘, 소곡집 《20》에서부터 시작된다.

[Credit]
프로듀서 _ 연리목
공동 프로듀서 _ 최영두, 단편선
작곡, 작사 _ 연리목
편곡 _ 연리목(1-6), 단편선(1, 2), 이보람(3), 최영두(4, 6)

노래 _ 연리목
드럼 _ 한인집(3)
콘트라베이스 _ 김현규(3)
일렉트릭 베이스 _ 최영두(4, 6)
업라이트 피아노 _ 연리목(2, 5), 이보람(3)
E.P. _ 연리목(4)
일렉트릭 기타 _ 최영두(4)
클래식 기타 _ 최영두(6)
첼로 _ 신원아(2, 5)
손악기, 칼림바 _ 연리목(6)
신디사이저 _ 연리목(1), 단편선(1)
드럼 프로그래밍 _ 최영두(4)

레코딩 _ 최영두 @파주월드
업라이트 피아노, 드럼, 콘트라베이스, 첼로 레코딩 _ 황현우, 이현준 from 씨티알싸운드 @고라니특공대
믹싱, 마스터링 _ 최영두

디자인 _ 김기조
비디오 _ 리인규(2), 단편선(4)

제작 _ 연리목, 오소리웍스
배급 _ 미러볼 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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